김정은의 집은 바다와 가까웠다. 대문을 열면 해수욕장과 그 너머의 수평선까지 한 눈에 들어올 정도로 가까웠다. 노란 모래와 푸른 바다가 쓸데없이 조화로웠고 코를 찌르는 바닷냄새는 이것이 꿈이 아님을 직시시켜 주었다. 그리고 김정은은 꿈과 현실 그 사이 어딘가에 자리한 자신의 집을 좋아했다. 그래서 일부러 그곳에 닿지 않으려 했다. 이 모든 게 정말 꿈이 되어버릴까 어린 마음에 걱정스러웠던 탓이었다. 김지우만 아니었어도 평생 그곳이 꿈 같은 장소로 남아있었을 텐데. 김정은의 손목을 붙잡고 짓궂게 웃으며 그곳으로 뛰어가던 김지우를 말릴 순 없었다. 이 모든 게 꿈과 어울렸기 때문에. 처음 그곳에 닿아 가장 먼저 한 일은 모래성을 쌓는 일이었다. 곱고 따뜻한 모래는 절대 스스로 세워지려 하지 않았다. 김정은은 한없이 세어나가는 모래를 말 없이 끌어모으기만 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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